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종전기념일인 오는 15일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12일 밝혔다. 관계자들은 한국과의 양호한 관계와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가을 이후 외교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설명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종전기념일 참배와 관련해 총리가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총리 주변에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한일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일 양국은 정상의 상호 방문을 이어가는 이른바 셔틀 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1월 다카이치 총리의 지역구인 나라시를 방문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한국 안동시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교 관계자는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배신감을 느낄 수 있으며 양국 관계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을 이후에는 유엔총회 일반토론 연설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주요 외교 일정도 예정돼 있다. 특히 APEC 정상회의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 이후 냉각된 중일 관계 속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APEC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경우 중국의 강한 반발로 정상회담 성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 역시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카이치 총리와 가까운 자민당 의원도 이번에는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장관 재임 당시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계속 참배해왔다. 지난해 종전기념일에도 정부 직책이 없는 상태에서 참배했지만, 지난해 10월 총리에 취임한 이후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한 차례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