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이 예멘의 홍해 연안에 대한 장악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세계 주요 해상 교역로 가운데 하나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후티 반군은 금요일 홍해 한가운데에 위치한 전략적 섬 페림을 장악한 것으로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해졌다. 페림은 마윤으로도 불리는 섬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위치한 핵심 거점이다.
이번 움직임은 후티 반군이 하루 전 역사적인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후 후티 반군은 전략적 해안 도시 두밥으로 진격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예멘 정부군이 페림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후티 반군과 반대 세력 간 내전이 이어져 왔다. 휴전 이후 한동안 충돌이 잦아들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 전투가 다시 격화하면서 전면전 재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홍해를 통과하는 해상 운송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홍해 교역로의 관문으로 평가된다.
안드레아스 크리그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안보학 선임강사는 후티 반군이 예멘의 홍해 연안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분쟁이 더 깊어질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크리그 선임강사는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카와 두밥, 페림을 장악하더라도 해협 전체에 대한 주권적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업 선박의 운항을 위협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능력은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 무역 체계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후티 반군 대변인 모하메드 압둘살람은 목요일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항행의 자유와 국제 무역이 안전하고 중단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국제적인 우려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 유지될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예멘 남부의 주요 분리주의 세력인 남부과도위원회 측은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전략 부재와 관리 실패를 지적했다. 남부과도위원회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은 북부에서 후티 반군에 맞서 함께 싸워왔지만, 이후 양측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내부 분열이 이어졌다.
남부과도위원회 관계자는 후티 반군이 남부로 진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남부를 방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위기는 석유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이동해야 하는 주민과 가족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예멘 내 인도주의적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는 금요일 최근 교전이 격화된 이후 최소 4만6천 명이 예멘에서 피란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목요일 기준 서부 해안 지역과 타이즈 주에서 집계된 것으로, 이주 규모가 시간 단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이주기구는 모든 분쟁 당사자들에게 안전한 인도적 지원 접근을 보장하고 현장에서 민간인과 구호 인력, 구호 자산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