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등학교들이 9월부터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학생들의 화면 사용 시간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15세부터 18세 학생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도 휴대전화 사용 제한이 적용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고등학교 휴대전화 금지 방안을 승인했다. 프랑스는 이미 초등학교와 11세부터 15세 학생들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제 더 나이가 많은 청소년들의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으로 정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제도를 빠르게 시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가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시행하려면 내부 규정을 수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학교 구성원들의 협의와 투표, 학생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E-Unsa 노조의 전국 간부인 제롬 푸르니에는 9월 1일부터 처음부터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 내부 규정을 변경하기 위해 충분한 협의 과정과 투표가 필요하며, 학생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사용을 어디까지 제한할 것인지도 각 학교가 결정해야 할 문제로 제시됐다. 학교 건물 전체에서 금지할 것인지, 복도 등 특정 공간까지 적용할 것인지, 운동장과 같은 일부 공간에는 예외를 둘 것인지 등을 학교별로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휴대전화 금지로 인해 학교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지적됐다. 일부 학생들은 시간표와 교실 변경, 숙제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급식실 출입 인증이나 도서관 도서 대출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부 고등학교에는 고등교육 과정이나 견습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으며, 이 가운데 20세인 학생들도 있어 업무를 위해 휴대전화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나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학교가 아닌 외부 거리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는 학생들이 생길 경우 보안과 도로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계는 고등학생들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르니에는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 학생 가운데 일부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게 되는 만큼 이들을 어린아이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15세 미만 청소년의 틱톡과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측은 해당 정책을 포기할 계획이 없으며, 정부는 관련 법안을 다시 작성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소셜미디어 금지법의 기존안을 위헌으로 판단해 제동을 걸었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법률상 정의가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아 일반적으로 소셜미디어로 분류되지 않는 사이트까지 금지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헌법위원회는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연령 확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문제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법안을 다시 작성하더라도 유럽법과 프랑스 헌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법률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