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원치 않는 텔레마케팅 전화 전면 금지…위반 시 건당 최대 5억원 벌금

8월 12일11프랑스, 파리

프랑스가 소비자 보호와 사기성 영업행위 방지를 위해 사전 동의 없는 텔레마케팅 전화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불법 전화를 건 개인에게는 건당 최대 7만5,000유로, 기업에는 최대 37만5,0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프랑스의 새로운 규제로 모로코 콜센터 업계에서도 최대 5만개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프랑스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동의 없는 텔레마케팅 전화를 금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추진한 새로운 법은 화요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텔레마케팅 전화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가 정부가 운영하는 수신 거부 서비스에 전화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들은 일부 콜센터가 해당 명단을 무시하고 전화를 걸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새로운 법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의 사전 동의 없이 영업 목적의 전화를 걸 수 없게 됐다. 소비자는 마케팅 전화 수신에 동의할 수 있으며, 동의는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법이 수년간 이어진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프랑스 국민 가운데 약 4분의 3이 매주 최소 한 차례 원치 않는 영업 전화를 받고 있으며, 이보다 많은 전화를 받는 사람도 상당수라고 추산했다.

2024년에는 11개 소비자단체가 원치 않는 텔레마케팅 전화가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모두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금지를 공동 요구했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해 해당 법안을 승인했다.

새로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상당한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불법 영업 전화를 한 개인은 한 건당 최대 7만5,000유로의 벌금을 받을 수 있으며, 기업의 경우 건당 최대 37만5,000유로까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예외도 있다. 소비자가 신청서에서 동의 항목을 선택하는 등 마케팅 전화 수신에 사전 동의한 경우에는 전화가 가능하다. 이미 계약 관계가 있는 고객에게 새로운 상업적 제안을 하는 경우도 허용된다.

원치 않는 영업 전화를 받은 소비자는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기존 텔레마케팅 규정을 위반하고 수신 거부 명단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건 아일랜드 소재 기업에 600만 유로의 벌금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새로운 규제는 모로코 콜센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로코 고용장관 유네스 세쿠리는 의회에서 프랑스의 새로운 법으로 모로코 콜센터 일자리 최대 5만개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로코 콜센터 산업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인력이 많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국제 기업, 특히 프랑스 기업의 아웃소싱 시장으로 자리 잡아왔다. 모로코 아웃소싱서비스연맹 측은 프랑스 시장이 과거 업계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전통적인 텔레마케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콜센터 서비스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로코 아웃소싱서비스연맹 측에 따르면 순수 텔레마케팅은 현재 전체 활동의 15~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텔레마케팅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2009년부터 유사한 금지 제도를 시행했으며, 네덜란드도 최근 텔레마케팅 규정을 강화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은 수신 거부 명단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수신 거부를 신청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 기업에 건당 최대 50만 파운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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