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당국이 이란 당국과 협의해 이란 국적자들의 송환을 진행한 정황이 새롭게 공개됐다. 미국이 이란과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2025년 이란 당국과 협력해 이란인들을 이란으로 돌려보냈다는 내용이 공개된 이메일에서 확인됐다.
미국이민세관단속국 관계자들의 이메일 수백 건을 확보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세 차례의 송환 항공편을 통해 100명 이상의 이란인이 이란으로 송환됐다. 이 과정에서 이란 당국이 일부 송환 대상자의 선정에 영향을 미친 정황도 이메일에 담겼다.
한 ICE 관계자는 첫 송환 항공편이 출발하기 한 달 전인 2025년 8월 말 이란 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일부 사례를 명단에 추가했다고 작성했다. 이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란 대사관 관계자를 만난 뒤 송환 대상 명단을 다시 변경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이란이 이전 명단을 수정하고 송환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기록했다.
일부 송환 항공편은 카타르 당국의 지원을 받아 도하를 경유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메일에는 미국 이민 당국 관계자들이 이란 측 대표단이나 이란 대사관 관계자 등과 정기적으로 접촉한 정황도 담겼지만, 미국 당국이 이란 정부와 얼마나 자주 직접 접촉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당국은 2025년 9월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최대 400명의 이란인이 송환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측 설명에 따르면 송환 대상자 대부분은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불법 입국했으며, 일부는 다른 이민 관련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이었다.
송환 대상자 가운데 이란 측이 명단에 포함시킨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귀국에 동의했는지, 강제로 송환됐는지는 공개된 이메일만으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앞선 보도에서는 망명 신청자들도 이란으로 송환됐으며, 일부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추방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미국 이민 당국이 구금 중인 이란인들을 이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도록 주선했다는 내용도 이메일에 포함됐다. 별도로 2025년 7월 워싱턴 D.C. 법원에 제기된 소송에서는 이란인 망명 신청자 11명이 ICE 구금 중 이란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소송에 제출된 진술서에 따르면 이란 측 관계자들은 망명 신청자들의 망명 신청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주장됐다. 소송 측은 미국 이민 당국이 이란 망명 신청자들의 기밀 정보를 이란 정부와 불법적으로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국토안보부는 ICE가 망명 신청 기록을 이란 정부와 공유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외국 정부와 협력해 추방을 조율할 수 있지만, 연방 규정상 추방 대상자가 망명을 신청했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는 정보의 공개는 금지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