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년의회(UK Youth Parliament)가 정부의 재정 지원 중단 여부에 따라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청년의회는 2000년 청년층의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출범했으며, 현재 11세에서 18세 사이의 선출직 회원 3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은 1년에 한 차례 하원의원들이 회의를 열지 않는 날 하원 의사당에서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매년 세금을 재원으로 청년의회를 지원해왔지만, 향후 추가 보조금 지급을 확약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청년의회에 투입된 공공자금은 약 45만3천 파운드였으며,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다른 청년 관련 사업을 포함해 약 240만 파운드의 공공자금이 사용됐다.
정부는 2027년 3월 이후 지원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청년의회를 현재 형태로 계속 운영하는 데 대해 정부가 약속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청년의회 관계자들은 정부 지원이 중단될 경우 조직이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BBC에 전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정부 평가에서는 청년의회가 당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청년층 가운데 청년의회를 알고 있는 비율이 4분의 1에 불과하며 일부 학교가 참여 과정에서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청년과 청년단체들과 협력해 민주주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청년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제도는 소외된 집단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며, 추가 발표는 올가을 이뤄질 예정이다.
영국 청년의회 청년선정위원회 의장을 최근까지 맡았던 18세 바비 포브스는 청년의회가 청소년들에게 정부를 직접 검증하고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통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의회를 폐지하는 것은 영국 전역에서 청년들의 목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형식 안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윈저 지역 보수당 하원의원 잭 랭킨은 지난해 청년의회가 납세자의 돈을 지원받아서는 안 되며 하원 의사당에서 회의를 개최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청년의회가 공공자금이 아닌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의회에 대한 지원금은 지난해 브라이턴에서 열린 연례회의와 교통비, 통신비, 지원 인력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의회는 현재 국가청년기관(National Youth Agency)이 운영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2024년 재정 문제로 폐쇄된 영국청년위원회(British Youth Council)가 운영했다.
회원들은 1~2년마다 선출되며, 11세에서 18세 사이로 해당 지방정부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하거나 학교에 다니는 유권자들이 투표한다.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의 의회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영국 청년의회 출신 인사 가운데에는 2023년 25세의 나이로 최연소 하원의원이 된 노동당 장관 키어 매더도 포함돼 있다.
브랙널 지역 노동당 하원의원 피터 스왈로는 14세 당시 영국 청년의회에 출마했으며, 청년의회가 16세 투표권 확대와 같은 사안을 성공적으로 캠페인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의 모든 선거에서 투표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법안이 의회에서 심의되고 있다. 스왈로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의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