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바이 캐네이디언(Buy Canadian)' 정서가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최대 식료품업체 중 하나인 로블로가 원산지 표시를 되살리기로 했다.
캐나다 최대 식료품 유통업체 중 하나인 로블로가 미국과의 무역 불확실성이 재차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바이 캐네이디언' 정서가 힘을 얻자 원산지 표시제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로블로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원산지 표시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로블로 대변인은 성명에서 "캐나다가 미국과 또 다른 무역 불확실성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관세 영향을 받는 제품에 대해 고객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캐나다산 제품을 더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다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또한 매장 내에서 캐나다산 및 캐나다에서 가공된 제품을 고객이 식별할 수 있도록 단풍잎 기호를 계속 사용할 것이다. 여기에는 신선 농산물 코너에 원산지 표시를 다시 도입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며칠 사이 다수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자신의 지역 로블로 계열 매장에서 원산지 표시가 사라졌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일부는 미국산 농산물이 캐나다산으로 표시된 것으로 보이는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라벨링을 지적하며 해당 매장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블로 대변인은 "고객들은 캐나다 농민, 생산자, 사업가, 기업들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우리에게 전해왔다. 우리는 이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지난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캐나다 국민들에게 캐나다산 제품을 구매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캐나다산 제품을 선택할 때, 여러분은 단지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일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로블로를 향한 항의가 빗발치는 것은 '바이 캐네이디언' 운동이 다시 새로운 힘을 얻었다는 신호라고 유통업계 분석가 브루스 윈더는 말했다. 그는 "운동이 사그라든 게 아니었다. 조금 누그러졌을 뿐인데, 이제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윈더는 회사가 매대에서 원산지 표시를 없앴던 결정이 통합된 공급망 속에서 제품에 라벨을 붙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 정확한 과학이 아니다. 1970년대처럼 제품이 100% 캐나다산이거나 100% 미국산이던 시절과는 다르다. 우리의 공급망은 통합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압박으로 인해 로블로가 원산지 표시를 되살리지 않으면 고객을 잃을 위험에 처했었다고 궬프대학교의 식품경제학자 마이크 폰 마소는 말했다. 그는 "캐나다인들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가 지난 2025년 3월 처음으로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로블로는 관세가 적용된 제품을 표시하기 위해 일부 매대에 'T' 기호를 도입한 바 있다. 회사는 이 표시도 다시 부활시킬 예정이다.
로블로 대변인은 "우리는 관세의 영향을 받는, 미국에서 직접 조달되는 제품에 대해 매대 라벨에 T 기호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해당 제품이 식별되고 매대 라벨이 갱신됨에 따라 고객들은 T 기호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폰 마소는 T 기호가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난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보복관세가 발효되는 오는 9월 8일부터 어류, 수산물, 미국산 꿀 등의 제품에서 이 기호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산지를 식별하는 일은 식품 종류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다고 폰 마소는 설명했다. 그는 "신선 농산물의 경우 비교적 쉽다. 가공 과정이 없어 캐나다산 사과인지, 미국산이나 뉴질랜드산 사과인지가 명확하다"며, 이런 제품들에는 대개 '캐나다산(Product of Canada)'이라는 명확한 표시가 붙는다고 말했다.
반면 '메이드 인 캐나다' 또는 '캐나다에서 가공됨' 표시가 붙은 제품은 외국산 원료를 일부 포함하면서도 캐나다 내에서 '상당한 변형'을 거친 경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산 오렌지주스 농축액을 캐나다에서 주스로 가공한 경우 흔히 '캐나다에서 가공됨'으로 표시된다고 폰 마소는 설명했다.
윈더는 '메이드 인 캐나다' 표시를 포함해 이런 표시를 식별하는 것이 캐나다 기업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벨에 캐나다가 언급돼 있다면 좋은 신호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캐나다인이 그 제품의 생산에 관여했다는 뜻"이라며 "이는 어느 정도 캐나다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