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40년까지 사업용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22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37.1기가와트 수준에서 약 6배 늘리는 계획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주요 전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는 26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고 2040년까지의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공개했다. 정부가 제시한 사업용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는 2030년 100기가와트, 2035년 163기가와트, 2040년 220기가와트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중심은 태양광이다. 사업용 태양광 발전설비는 2025년 31기가와트에서 2030년 87기가와트, 2035년 122기가와트, 2040년 155기가와트로 확대될 전망이다. 15년 동안 124기가와트를 추가해야 하는 규모다. 정부는 공장 지붕과 영농형·수상형 태양광을 비롯해 철도 주변, 학교, 주차장, 전통시장 등 기존 시설과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태양광 확대에 필요한 입지 확보는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상형 태양광에 필요한 면적을 단순 적용할 경우 추가 설치 물량 124기가와트는 약 1,144제곱킬로미터에 해당한다. 이는 서울특별시 면적의 약 1.9배 규모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보급 전망에는 건물과 주민참여형 농지 등 이격거리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입지와 기술 발전에 따른 설치 효율 개선 등이 함께 고려됐다.
풍력 발전도 중장기적으로 크게 확대된다. 해상풍력 발전설비는 2025년 0.4기가와트에서 2030년 3.1기가와트, 2035년 25기가와트, 2040년 45기가와트까지 늘릴 전망이다. 육상풍력은 2025년 2.1기가와트에서 2040년 15.5기가와트로 확대한다. 해상풍력은 기존 발전사업 허가 물량과 신규 계획입지를 활용하고, 2029년부터 계획입지 입찰을 시작해 2036년 이후에는 연간 4기가와트 규모의 보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발전사업 허가가 실제 발전소 준공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주민 수용성, 환경영향평가, 금융조달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2040년 보급 규모가 실제 설비 확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허가 절차와 사업 추진 속도를 함께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망 확충도 핵심 변수다. 대규모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과 서해안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거리가 있어 생산된 전력을 수요처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서해안 지역의 재생에너지를 수도권 등 주요 수요처로 보내기 위한 초고압직류송전 방식의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새만금과 수도권을 잇는 첫 구간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와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의 확대도 병행될 예정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만큼 발전설비 증가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계통 확충과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220기가와트는 최종 확정된 법정 목표라기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보급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앞서 204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 단계라고 설명한 바 있으며, 이날 공개된 전망 역시 토론회 의견을 반영해 보완한 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