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가 이스라엘 국내정보기관 신베트가 서안지구에서 발생하는 정착민 폭력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금요일 이스라엘 채널12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베트 내부에 정착민 폭력을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인 유대인 담당 부서가 있지만, 사실상 최소한의 활동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대인 담당 부서가 약화되기를 원하는 누군가가 있으며, 이스라엘군에 필요한 정보나 사전 경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서안지구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기 직전이라며, 정착민들이 새로운 불법 전초기지를 계속 세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 동안 서안지구 중부에 5개의 새로운 전초기지가 세워졌으며, 이스라엘군이 각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고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 충돌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철거된 전초기지가 곧바로 다시 건설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년 동안 전초기지가 철거된 뒤 빠르게 재건된 사례가 160차례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다가오는 올리브 수확철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토지 접근을 막으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이 계속되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극우 정치인들이 현장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초국가주의 성향의 일부 랍비들이 정착민들에게 안식일에도 차량을 운전해 팔레스타인 마을 습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서안지구 북부 쿠스라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 병사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휴식을 취하거나 훈련해야 할 병사들이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서안지구에 배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보도는 최근 수개월 동안 서안지구에서 정착민 폭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서안지구 곳곳에서 거의 매일 공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공격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기도 했지만 용의자에 대한 체포와 기소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이러한 공격을 묵인하거나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신베트 수장 데이비드 지니는 지난해 취임한 이후 유대인 담당 부서의 자원을 줄였으며, 정착민 폭력을 ‘마찰’ 사례로 축소해 평가하고 행정구금 대신 전자발찌를 활용하는 방안을 권고한 것으로 히브리어 언론 보도에서 전해졌다.
올해 초 신베트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서안지구 민족주의적 공격의 피해자가 유대인보다 팔레스타인 주민이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정착민 습격으로 부상
금요일 서안지구 곳곳에서는 정착민들의 공격이 잇따라 보고됐다.
요르단 계곡의 팔레스타인 마을 움 알카이르에서는 정착민과 이스라엘군이 마을을 습격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 과정에서 정착민 가운데 한 명이 던진 물체에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맞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연대 활동가 단체 ‘폭력에 반대하는 어머니들’은 정착민들이 먼저 마을을 습격한 뒤 축구장에서 놀고 있던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또 정착민들이 마을에 대한 습격을 막기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설치한 울타리를 잘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움 알카이르에 도착했지만 정착민들을 체포하지 않았다고 해당 활동가 단체는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축구장을 폐쇄된 군사구역으로 선포하고, 정착민들의 습격을 받은 마을 주민들에게 집 안으로 들어가 밖으로 나오지 말 것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된 군사구역 명령은 서안지구에서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 충돌을 제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활동가들은 해당 조치가 정착민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주로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한 명을 체포했지만 정착민이 아닌 팔레스타인 마을 주민 아지즈 하탈린을 체포했다고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측은 이후 움 알카이르에 병력을 파견해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 충돌을 해산시켰으며, 팔레스타인인 한 명을 구금했다가 몇 시간 뒤 석방했다고 밝혔다.
서안지구의 투르무스 아야에서도 한 이스라엘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해당 정착민은 주택 위로 올라가 이 지역과 토지가 유대인의 땅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 서안지구의 알무가이르에서는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차량 행렬을 공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차량 행렬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10대 2명의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고 전해졌다.
활동가 앤드레이 흐르자노프스키는 정착민들이 차량 행렬을 막은 뒤 차량에 돌을 던지고, 차량 안에 있던 승객들을 둔기로 폭행하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주장했다.
이 공격으로 남성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장으로 이동하던 구급차도 정착민들에 의해 막혔다고 활동가는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공식 통신사 와파는 요르단 계곡의 베두인 마을인 칼랏 알나흘라에서도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의 습격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여러 명이 최루가스를 흡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요르단 계곡의 키르베트 알하마에서도 정착민들이 여러 주택을 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건과 관련해 체포가 이뤄졌다는 보고는 없었으며, 이스라엘군은 해당 사건들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