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야생동물보호위, 35개 보호구역 축소·해제 권고…“대법원 승인 없이 결정”

4시간 전7인도, 뉴델리
인도 야생동물보호위, 35개 보호구역 축소·해제 권고…“대법원 승인 없이 결정”AI

인도 최고 법정 야생동물 보호기구의 의사결정기구가 2012년 이후 광산·인프라·관광·사원·도시 확장 등을 위해 35개 보호구역의 축소 또는 보호 지위 해제를 권고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 대상 35건 가운데 어느 것도 대법원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결정은 보호구역의 경계를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파메드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는 중앙예비경찰대 시설 건설을 위해 약 35㎢가 삭제됐으며, 사르다르푸르 카르모르 보호구역과 갈라테아만 등에서도 보호구역 축소·해제 사례가 확인됐다.

인도의 야생동물 보호를 담당하는 기구가 광산과 인프라, 관광, 사원 건설, 도시 확장 등의 개발사업을 위해 보호구역을 축소하거나 보호 지위를 해제하는 결정을 반복해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분석은 인도의 최고 법정 야생동물 보호기구인 국가야생동물위원회(NBWL)의 의사결정기구인 상임위원회(SC-NBWL)의 2012년부터 2026년 2월까지 64차례 회의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35건의 제안이 국립공원과 야생동물보호구역의 경계를 축소하거나 보호구역 자체를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가운데 13건은 보호구역의 전체 또는 일부 보호 지위를 해제하는 ‘지정 해제(denotification)’였으며, 21건은 경계 변경이나 이른바 ‘합리화(rationalisation)’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서는 35건 가운데 어느 것도 대법원에 사전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SC-NBWL이 해당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2025년 10월 SC-NBWL은 인도 차티스가르주의 파메드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3,485헥타르, 약 35㎢의 토지를 삭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해당 지역에는 중앙예비경찰대(CRPF)의 정글전 훈련시설과 대대 캠프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회의록에는 보호구역 축소 규모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으며, 삭제된 면적은 CRPF가 당초 요청한 283헥타르의 12배를 넘는 규모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결정은 ‘합리화’로 제시됐으며, 인접 산림지구에서 3,535헥타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상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그러나 분석 시점까지 해당 추가 토지는 실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보호구역 확대가 서류상으로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원회는 시설을 파메드 보호구역 밖에 설치할 수 있는지 검토하거나 대체 부지를 조사하는 절차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 대상 35건에서도 대체 부지를 실질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메드 보호구역의 축소는 중부 인도에 남아 있는 멸종위기 야생물소 개체군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티스가르주의 야생물소는 약 30~35마리로 감소했으며, 주로 파메드와 인접한 바이람가르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제시됐다.

파메드는 인드라바티 호랑이보호구역과 마하라슈트라주의 타도바 호랑이보호구역, 차티스가르주의 우단티 호랑이보호구역, 오디샤주의 수나베다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연결하는 중부 인도의 대규모 보전 경관에서도 중요한 지역으로 설명됐다.

파메드의 경계 변경은 보호구역과 국립공원 등의 산림을 대법원의 사전 승인 없이 지정 해제하거나 보호구역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2000년 11월 13일 대법원 명령과 2015년 재확인된 명령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호구역 축소와 해제 결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22013년 한 건이었던 관련 결정은 20142015년 6건으로 늘었으며, 2016~2026년에는 28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에는 파메드 외에도 여러 보호구역이 포함됐다. 마디아프라데시주의 사르다르푸르 카르모르 야생동물보호구역은 원래 348.12㎢였지만 SC-NBWL이 132.83㎢로 줄이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는 전체 면적의 약 62%를 줄이는 규모였다.

해당 보호구역은 멸종위기에 처한 소형 느시류인 레서 플로리칸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됐으며, 야생 개체 수는 200마리 미만으로 제시됐다.

보호구역 축소에 대한 보상으로 마디아프라데시주의 쿠노 국립공원과 카르마지리 야생동물보호구역 등에 토지를 추가하는 방안이 제안됐지만, 분석에서는 수백㎞ 떨어진 지역의 토지가 사르다르푸르에서 사라진 레서 플로리칸의 특수한 초지 서식지를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35건의 제안 가운데 24건은 추가 토지를 보상용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 추가 토지가 지정된 사례는 10건에 그쳤으며, 10건은 보상용 추가 토지 자체가 제시되지 않았고 나머지 15건은 약속된 토지가 실제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추가 토지가 실제 지정된 10건도 약속된 면적과 일치하지 않거나 생태적으로 동등한 서식지를 제공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고 분석됐다.

라자스탄주의 밴드 바레타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는 아요디아의 람 사원 건설에 필요한 고품질 분홍색 사암 채굴을 위해 2,785헥타르를 우선적으로 삭제하는 절차가 추진된 사례가 제시됐다.

오디샤주의 칼라파트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는 2022년 12월 보호구역 경계를 다시 그리는 방안이 승인됐다. 전체 면적은 증가했지만 코끼리의 핵심 서식지 4.32㎢가 보호구역에서 제외되면서 보크사이트가 풍부한 지역이 보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분석됐다.

라자스탄주의 란탐보르 호랑이보호구역에서는 시멘트 공장에 석회석을 공급하기 위한 채굴을 위해 완충구역 435.51헥타르를 제외하는 방안이 권고됐다. 국가호랑이보전청(NTCA)은 해당 채굴 지역이 란탐보르와 다른 호랑이보호구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태통로에 위치한다며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가르 비슈다리 호랑이보호구역의 완충구역도 두 차례 축소됐다. 한 차례는 분디시 확장을 위해 이뤄졌으며, 이후 539.7헥타르가 공항 건설을 위해 추가로 축소됐다.

인도의 대표적인 멸종위기종 보호구역도 축소 대상에 포함됐다. 위원회는 대인도느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카레라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완전히 지정 해제했다. 해당 조류가 현지에서 사라진 이후 농업 및 도시 확장을 위해 토지가 개방된 것으로 분석됐다.

마디아프라데시주의 국가 참발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는 모래 채굴을 합법화하기 위해 207.05헥타르를 삭제하는 방안이 권고됐다.

갈라테아만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도 국제 컨테이너 환적항 건설을 위해 보호구역 지정 해제가 권고됐다. 갈라테아만은 멸종위기 장수거북의 중요한 산란지로 설명됐다.

SC-NBWL은 최종 지정 고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갈라테아만 보호구역의 지정 해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분석에서는 안다만 니코바르 행정부가 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의향을 고시했으며 이후 법적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해당 예비 고시가 효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니코바르 메가포드 야생동물보호구역 역시 2021년 1월 같은 회의에서 유사한 근거로 지정 해제가 권고됐다. 환경·산림·기후변화부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결과 두 보호구역의 지정 해제에 대해 대법원이 승인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됐다.

대법원은 보호구역의 전환이나 지정 해제, 경계 변경에 대해 최종적인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2015년에는 보호구역 경계 및 전환과 관련한 NBWL의 결정도 중앙권한위원회(CEC)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재확인됐다.

그러나 분석 대상 35건의 결정 가운데 CEC에 회부된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됐다.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도 환경·산림·기후변화부는 SC-NBWL의 결정이 CEC에 전달됐는지에 관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디스카 호랑이보호구역 사례에서는 대법원이 직접 개입했다. CEC는 호랑이보호구역 완충구역에서 42㎢를 제외해 50곳이 넘는 폐광을 채굴 금지구역 밖으로 옮기는 방안을 강하게 권고했다.

해당 제안은 주 야생동물위원회와 국가호랑이보전청, SC-NBWL의 승인을 차례로 받았지만, 대법원은 이후 이를 재검토하도록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관련 기관들이 채굴업체를 돕기 위해 ‘우체국처럼’ 행동하고 시스템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자스탄주의 국가 참발 야생동물보호구역 일부 지정 해제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2026년 4월 732헥타르의 지정 해제를 중단시키고 이를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제시됐다.

분석에서는 사르디스카와 참발 사례를 비롯해 여러 보호구역 관련 사건이 환경·산림·기후변화부나 CEC가 아니라 시민과 환경단체의 제소 또는 대법원의 직권 조치를 통해 법원에 회부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인도 환경부의 PARIVESH 포털에 공개된 자료와 법원 명령, 정보공개청구 등을 토대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반응 남기기

#인도#야생동물보호구역#국가야생동물위원회#SCNBWL#환경보호

댓글

주제·종목·핵심 키워드와 최신성을 바탕으로 골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