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EU ‘메이드 인 유럽’ 정책서 영국 제외 추진…독일·북유럽은 반대

1시간 전2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EU ‘메이드 인 유럽’ 정책서 영국 제외 추진…독일·북유럽은 반대AI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의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서 영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EU 내부에서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EU 회원국 중심의 좁은 기준을 주장하는 반면,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영국 등 주요 협력국을 포함하는 보다 폭넓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정책은 중국의 국가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영국 기업들이 유럽의 저탄소 기술과 전기차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의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서 영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EU 내부에서 정책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정책은 유럽 기업들이 중국의 강력한 국가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정책이 영국 기업에도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앤디 번햄 영국 총리에게 EU·영국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EU가 추진 중인 주요 법안 가운데 하나는 산업가속법(IAA)이다. 이 법안은 공공자금을 사용하는 당국이 보조금이나 공공계약을 배정할 때 재생에너지 기술과 전기차 등 분야에서 유럽산 제품을 우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EU 내부에서는 ‘유럽산’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일본 등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를 정책 대상에 포함할지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EU 산업장관들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관련 정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프랑스는 EU 27개 회원국을 중심으로 하는 좁은 범위의 기준을 주장했다.

세바스티앙 마르탱 프랑스 산업장관은 유럽 납세자의 돈이 유럽 노동자와 유럽 공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영국이 몇 년 전 유럽연합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며, 영국과 대화하거나 교역하고 특정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유럽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선택한 국가와 떠나기로 결정한 국가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벤자맹 아다드 프랑스 유럽담당 장관 역시 영국을 포함한 협력국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아다드 장관은 한 국가가 EU 단일시장에 속하지 않고 단일시장의 재정적 역량에도 기여하지 않는다면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독일은 영국과 다른 동맹국까지 포함하는 보다 폭넓은 ‘메이드 위드 유럽’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장관은 일방적이고 중요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지만 세계와 스스로를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며, 상호주의를 조건으로 협력국을 EU 원산지 원칙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독일의 입장은 전통적으로 개방적인 무역을 선호해온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스웨덴의 에바 부시 부총리는 유럽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EU 회원국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영국을 포함하는 균형 잡힌 해결책을 원한다고 밝혔다.

‘메이드 인 유럽’ 정책을 둘러싼 EU 내부의 논쟁은 EU와 영국의 관계 재설정 정상회의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U·영국 정상회의는 2026년에 개최될 예정이지만 번햄 총리가 취임한 이후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정상회의가 11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기존에 거론됐던 11월 6일 일정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EU 내부에서는 ‘메이드 인 유럽’ 협정이 영국 정부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지만, EU가 먼저 자체적인 입장을 확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EU 외교관은 영국 정부가 가을 정상회의에서 해당 협정을 요구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이드 인 유럽’ 기준을 EU 27개 회원국이 내부적으로 합의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설명이다.

EU 이사회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아일랜드는 산업가속법과 ‘메이드 인 유럽’ 조항에 대해 12월까지 EU 이사회와 유럽의회 사이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터 버크 아일랜드 기업장관은 산업가속법과 유럽 우선 원칙,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 및 제3국과의 협력을 둘러싸고 의견 차이가 있다면서도 합의를 위한 경로가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경제개발장관 미하우 바라노프스키는 스위스,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이 정책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를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국가가 모두 현재 논의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바라노프스키 장관은 EU 법안이 통과되면 영국도 자신의 지위에 대해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최종 단계에 들어섰지만 이 과정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영국이 긴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유럽의 파트너이며 공동의 안보와 경제 협력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정부는 EU와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 대해 계속 협의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로서 성장과 무역 확대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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