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크라이나전 통해 러시아 군사 노하우 흡수… 드론·핵잠수함·미사일방어까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렛대 삼아 러시아로부터 드론 실전 교리, 잠수함 정숙화, 미사일 방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서방 정보 판단이 나왔다. 2024년부터 중국군이 볼고그라드 인근 러시아군 훈련장에서 드론·시가전 훈련을 받았고, 잠수함 정숙화·조기경보 체계 협력 정황도 확인된다. 이런 흐름이 대만 유사시 전력 균형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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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렛대 삼아 러시아로부터 실전 훈련과 첨단 군사기술을 넘겨받고 있다는 서방 정보 당국의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7월 23일자 브리핑에서 유럽 정보기관 브리핑을 받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2024년부터 중국군 병력이 러시아 남서부 볼고그라드 인근 군 복합훈련장에서 드론전·시가전 훈련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이 훈련장은 우크라이나 동부 작전의 주축인 러시아 8군이 상시 사용하는 시설이다.
중국은 1979년 베트남과의 국경 분쟁 이후 실전을 치른 적이 없다. 대만 침공을 상정한다면 실전 경험 공백을 메울 최신 전장 데이터가 절실하고,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인 러시아는 과거 공유를 꺼리던 핵심 기술까지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브라운대 라일 골드스타인 교수는 "이제 중국은 러시아가 중국에 요구할 수 없는 것들을 러시아에 요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첫 드론전 연합 해상훈련… 잠수함도 2년 연속 참가
중국은 7월 6일 처음으로 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같은 날 러시아와 연합 해상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훈련은 양국 최초로 드론전·대드론전을 정면에 내건 실사격 훈련으로, 수상함 8척과 잠수함 2척 외에 해상·공중 드론이 투입됐다. 러시아 측 지휘관 세르게이 신코 소장은 "무인체계와 싸우는 시나리오"를 상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히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에 시달려온 러시아 해군의 경험을 흡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잠수함이 훈련에 참가한 것은 2년 연속으로, 배터리 추진 시 극도로 정숙한 러시아 최신 디젤 잠수함이 중국의 대잠수함전 연습 상대가 됐다.
인민해방군이 주목하는 '루비콘' 드론 부대
우크라이나 전쟁 4년간 드론전은 광섬유 유선 드론, 재밍 상황에서도 표적을 추적하는 AI 유도 드론 등으로 급속히 진화했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발 전훈을 자국 드론 프로그램과 대만에 이전하는 동안, 중국은 러시아 쪽 데이터에 접근해왔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024년 창설된 러시아의 드론 작전 통합 조직 '루비콘'을 집중 조명하며, 쿠르스크 탈환전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와 보급선을 노린 전술을 소개했다. 볼고그라드를 다녀간 중국군 장교들은 드론 운용, 지휘소 강습, 참호·삼림 전투, 야전 의무, 지뢰 매설 등 우크라이나전 이후 표준 교리가 근본적으로 바뀐 과목들을 이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점령지 내 중국군 참관단이 활동 중이라는 미확인 정보 보고도 있다.
핵잠수함 정숙화 기술 이전 정황
잠수함은 협력이 가장 깊은 분야로 꼽힌다. 마이클 브룩스 미 해군정보국장은 지난 3월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2035년까지 잠수함 80척을 운용하고 그중 절반이 핵추진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형 함정에 "원자로 설계, 센서, 무장 통합, 소음 저감 기술의 상당한 진전"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2026년 초 신형 공격핵잠수함 095형 1번함을 진수했고 차기 전략핵잠수함 096형 건조에 착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두 함급 모두 러시아 아쿨라급 수준의 정숙화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 해군대학 앤드루 에릭슨 교수는 "중국이 이미 아쿨라급 정숙화 기술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가 최정예 야센급 기술은 '왕국의 열쇠'로 여겨 공유를 꺼리지만 중국이 방산 스파이 활동과 러시아 기술자 영입으로 이를 우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500 넘어서는 방공체계 공동 개발 합의
미사일 방어 분야 협력도 확인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9년 중국의 핵 조기경보 체계 구축을 돕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으며, 미 국방부는 2025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첨단 기술·전문성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프랑스 르몽드, 독일 슈피겔,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의 최근 공동 취재에 따르면 양국은 2023년 미국의 탄도·극초음속 미사일 요격을 목표로 러시아 S-500을 능가하는 신형 방공·미사일방어 체계 공동 개발 협정에 서명했다. 유출 문건에는 스타링크 위성망 무력화 방안과, 중국산 드론·AI를 대가로 러시아가 전장 데이터를 공유하는 구상을 논의한 정황도 담겼다.
"대만해협 세력균형 흔들 수 있다"
러시아가 대만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보 제공이나 아시아 내 별도 작전으로 미군 전력을 분산시키는 것만으로도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4월 의회에서 러시아·중국·북한이 "지역 위기를 각자 기회주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중국의 대러 지렛대는 약해지겠지만, 약화된 푸틴 정권은 여전히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고, 러시아가 혼란에 빠질 경우 군사 인력과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아시아의 전략 지형을 수십 년간 바꿔놓을 수 있는 흐름이라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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