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역사상 최대' 베네수엘라 석유 합의…전문가 "유가 인하는 10년 뒤 얘기"

53분 전35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역사상 최대' 베네수엘라 석유 합의…전문가 "유가 인하는 10년 뒤 얘기"A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유전 17곳에서 650억 배럴 규모 원유 개발권을 확보했다며 미국 휘발유 값이 크게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 배경에는 이란발 공급 차질로 전략비축유가 1983년 이후 최저인 2억9870만 배럴까지 떨어진 사정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낡은 설비를 되살리는 데만 10년 가까운 시간과 1000억 달러가 든다며 단기 유가 효과에 회의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세계 역사상 최대 석유 거래"라며 베네수엘라 유전 개발권 확보를 발표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미국의 석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모든 미국인의 주유소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적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도 같은 날 이를 확인하며 "17개 전략 유전을 개발해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25년 양자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합의에 따라 미국은 새로 세워질 민간 회사의 지분과 원가 매입권을 합쳐 생산량의 약 55%를 가져간다. 대상 유전의 확인 잠재 매장량은 650억 배럴, 유치가 예상되는 민간 투자는 1000억 달러 규모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사업에서 2090억 달러가 넘는 세수를 기대한다. 협상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함께 이끌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 모두에게 커다란 승리"라며 "우리 반구 안에서 안정적이고 값싼 원유를 확보해 국내 유가를 낮추는 일"이라고 밝혔다.

전략비축유 1983년 이후 최저가 만든 다급함

합의를 서두른 배경에는 바닥을 드러낸 전략비축유가 있다. 미 에너지부 집계에 따르면 8월 초 전략비축유는 2억9870만 배럴로 떨어져 1983년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3억 배럴 선이 무너졌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직전만 해도 비축량은 약 4억1500만 배럴이었다.

감소분 대부분은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1억7200만 배럴 방출에서 나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제한하자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이 합계 4억 배럴을 푸는 사상 최대 규모 공동 방출에 나섰고, 미국이 그중 가장 큰 몫을 담당했다. 그 사이 미 전국 평균 휘발유 값은 갤런당 4.07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1년 전보다 약 88센트, 27% 비싸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행정부로서는 새 원유 공급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설비부터 되살려야" 10년·1000억 달러

문제는 650억 배럴이 곧바로 유조선에 실리는 물량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란시스코 모날디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프로그램 디렉터는 베네수엘라가 현재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400만 배럴까지 끌어올리려면 10년 가까운 시간과 총 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자금만으로는 부족하고 제도 전반의 정비와 정통성 있는 정부, 투자자가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봤다.

정제 단계도 병목이다. 유가 정보업체 개스버디의 패트릭 디한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내려간다는 기대는 솔깃하지만 그 석유를 꺼내려면 여전히 수십억 달러가 든다"며 650억 배럴은 확정 생산량이 아니라 추정치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는 아무 정유공장에서나 처리할 수 없어 미국 내 처리 능력 자체가 공급을 제약한다. 디한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주권국의 천연자원에 어떻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카라카스에서 번지는 주권 논란

베네수엘라 안에서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리카르도 아우스만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합의를 "수치스러운 거래"라고 부르며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는 "국가를 이런 계약에 묶을 정통성도 헌법적 권한도 없다"고 비판했다. 자원은 국가의 것이라는 원칙을 수십 년간 지켜온 나라에서 나온 반응이다. 시장 상인 등 시민들 사이에서는 "권력을 붙잡으려고 하는 일"이라는 냉소도 나왔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주권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맞섰다.

베네수엘라 정국은 지난 1월 미군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체포돼 뉴욕에서 연방 마약밀매 혐의 재판을 받게 되면서 급변했다. 이후 미국 석유기업들은 8월 중순 마두로 체포 이래 첫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다만 업계는 낡은 설비와 양국의 정치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제 자금 집행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신 보도·공개 데이터를 AI가 한국어 기사로 재구성하고, 사람이 최종 검수한 뒤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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