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마약 관련 사망자가 2025년 1,133명으로 집계됐다. 스코틀랜드 국가기록원(NRS)에 따르면 이는 전년보다 116명, 11%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년 동안 마약 관련 사망자는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연령을 보정한 마약 관련 사망률은 인구 100만 명당 214명으로 나타났다. NRS는 마약 중독으로 인한 중독사가 사망의 근본 원인이거나, 사망 당시 통제 약물이 체내에 존재하고 약물 사용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된 경우를 마약 관련 사망으로 분류하고 있다.
2025년 사망 증가에는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인 니타젠이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범죄조직이 헤로인과 코카인, 가짜 발륨 등의 기존 약물에 니타젠을 혼합하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설명됐다.
니타젠이 관련된 사망자는 2025년 247명으로 전체 마약 관련 사망자의 22%를 넘었다. 전년도 76명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편류와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은 전체 사망의 78%에 관여해 여전히 가장 흔하게 관련된 약물 유형으로 나타났다.
코카인은 전체 사망의 52%에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NRS가 2008년부터 특정 약물별 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4년에는 마약 관련 사망자가 13% 감소했지만, 2025년에는 다시 증가했다. NRS는 이번 증가가 남성 마약 사용자 사망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사망률은 19% 증가한 반면 여성 사망률은 5% 감소했다.
지역별 격차도 크게 나타났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의 마약 관련 사망률은 가장 덜 빈곤한 지역보다 15배 높았다. 마약 관련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2000년 32세에서 2025년 46세로 높아졌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평균 사망률을 보면 글래스고가 인구 100만 명당 380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던디가 340명, 노스에어셔가 310명으로 뒤를 이었다.
유럽과 비교할 경우 스코틀랜드의 2025년 15~64세 인구 기준 마약 관련 사망률은 인구 100만 명당 277명이었다. 유럽에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은 에스토니아로, 유럽연합 마약청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24년 기준 인구 100만 명당 112명이었다.
스코틀랜드의 해당 사망률은 2024년 246명이었다. NRS는 자체 집계 방식이 유럽연합 마약청의 ‘약물 유발 사망’ 집계와 비슷한 결과를 내지만, 사용되는 약물 목록에는 일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 비교에서도 스코틀랜드의 사망률은 높게 나타났다. 2024년 연령 보정 마약 중독 사망률은 스코틀랜드가 인구 100만 명당 216명이었으며, 잉글랜드는 91명, 웨일스는 140명, 북아일랜드는 135명이었다.
스털링대학교의 카트리오나 매서슨 교수는 마약 시장의 변화와 니타젠의 확산을 사망 증가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그는 니타젠의 효능이 예측하기 어렵고 일부 물질은 헤로인보다 50배 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마약포럼의 대표 커스틴 호스버그는 빈곤과 건강 불평등, 마약 관련 사망 사이의 연관성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약물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른바 다중 약물 사용의 증가 역시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정부의 알코올·마약 담당 장관 마리 토드는 사망자 증가가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강도 합성물질과 변화하는 약물 사용 형태, 여러 약물을 동시에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데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토드 장관은 지난해 1,100개 이상의 주거형 재활치료 자리를 지원했으며 재활치료 병상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한 치료와 주거 등 관련 서비스를 연계하고 위험이 큰 지역사회에 지원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글래스고에서는 다음 달 스코틀랜드 최초의 지역 단위 약물 검사 서비스가 문을 열 예정이다. 이어 애버딘과 던디에서도 유사한 시설이 개설될 예정이며, 이후 에든버러에도 시설이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스코틀랜드 노동당의 보건 담당 대변인 재키 베일리는 이번 통계를 ‘국가적 스캔들’이라고 표현하며 정부의 대응 속도를 비판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 녹색당 측에서도 재활치료와 위해 감소 서비스, 약물 검사 및 안전한 약물 사용 시설 확대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