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국가두마 선거 조기투표를 시작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지난 9월 14일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농촌 정착촌을 방문해 이동식 투표함과 투표소를 이용한 조기투표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무장 군인과 경찰도 배치돼 투표 과정을 감시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독립 참관인은 현장에 উপস্থিত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전선과 가까운 지역에서 조기투표를 실시하는 이유로 보안을 들었다. 모스크바가 계엄령을 선포한 상황에서 이 같은 투표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설치한 지방 의회에 대한 투표는 앞서 점령 중인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러시아가 2014년부터 불법적으로 병합했다고 기사에서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국가두마 선거는 2022년 2월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의회 선거다.
정치적 경쟁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친크렘린 성향의 통합러시아당이 러시아 정치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대법원은 지난 8월 10일 자유주의 성향이면서 공개적으로 반전 입장을 밝혀온 야블로코의 선거 참여를 막았다.
야블로코의 부대표 레프 슐로스베르그는 전쟁에 반대하는 공개 발언과 관련해 ‘극단주의’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11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점령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일부 지역에서는 러시아 측의 정치적 절차를 익숙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주민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헤르손과 자포리자 점령 지역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주민들과 우크라이나 활동가들은 일부 후보자들이 시베리아와 러시아 극동 지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조기투표 과정에서 전사한 러시아 군인의 신원을 이용해 투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나이티드24미디어는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전사한 군인들의 신원을 이용해 통합러시아당에 투표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이 전사하거나 실종된 군인들을 공식적으로 사상자로 기록하는 것을 늦추면서 이들의 이름이 현역 부대 명단에 남아 있었고, 장교들이 해당 군인들의 명의로 투표용지를 작성해 자포리자 지역의 멜리토폴, 베르댠스크, 토크마크 투표소로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해당 의혹은 키이우 포스트가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진행되는 선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주민들에게 러시아 선거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으며, 투표를 조직하거나 홍보할 경우 우크라이나 법에 따라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형법 제111-1조 5항에 따르면 해당 행위에 대한 처벌은 최대 10년의 징역과 재산 몰수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SBU는 밝혔다.
SBU는 러시아가 과거에도 유사한 방식의 투표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2년 9월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와 2023년 지역 기관 선거를 사례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