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진을 향한 환자들의 인종차별적 비하와 폭언이 최근 극심해지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방사선촬영학회(SoR)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유색인종 및 외국계 의료진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언행과 거부 반응이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 측은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으로 지극히 부끄러운 일이며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계 및 아프리카계 방사선사들을 향해 "더러운 이방인", "원숭이"와 같은 인종차별적 막말이 퍼부어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영어를 유일한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이지리아 출신 방사선사에게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며 트집을 잡거나, 임신한 아내의 초음파 검사 및 엑스레이 촬영을 앞두고 "유색인종 스태프가 손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진료를 거부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잉글랜드 미드랜즈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아시아계 초음파 검사사는 "정치권과 언론이 특정 이민자 배척 논리를 조장하면서 이 같은 인종차별적 언행을 공공연히 내뱉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3월 발표된 NHS 자체 조사에서도 2025년 기준 9.26%의 의료진이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머스 사이먼스 NHS 잉글랜드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O)는 "의료진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 인종차별을 일삼는 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하는 조치를 포함해 강력한 대응책을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