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10일 오후 8시 2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9시 2분)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발사된 창정 7호 갑(CZ-7A) 로켓이 비행 중 이상을 일으켜 임무에 실패했다고 확인했다. 로켓에는 통신위성 중싱 4B(ChinaSat-4B)가 실려 있었으며, 로켓과 위성 모두 손실됐다. 중국 당국은 현재 원인을 분석·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이 발생한 시점은 이륙 약 85초 뒤로, 1단 비행 단계이자 1·2단 분리 이전이었다. 이 구간에서 로켓이 폭발·분해되면서 발사는 중단됐다. 구체적인 기술적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형 고궤도 발사의 주력기
창정 7호 갑은 중국운반로켓기술연구원(CALT)이 개발한 3단 액체연료 로켓으로, 부스터 4기를 함께 묶는 구성이다. 지구정지 전이궤도(GTO) 등 중·고궤도 임무를 담당하며, 중국의 GTO 발사능력 가운데 5.5~7톤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발됐다. 구형 창정 3호 을(CZ-3B)을 점진적으로 대체해 중형 고궤도 발사의 주력이 되는 것이 목표다.
기체는 창정 7호(CZ-7)의 부스터와 1·2단 코어에 창정 3호 갑 계열의 수소·산소 3단부를 얹은 구조다. 액체산소·등유와 액체수소·액체산소를 쓰는 이른바 '차세대 창정' 계열에 속한다. 초기 개발 코드명은 CZ-734였고, 개념 검토에서 첫 비행까지 약 22개월밖에 걸리지 않아 중국 차세대 로켓 가운데 개발 기간이 짧은 축에 든다.
주요 제원은 전장 약 60.13m, 이륙중량 약 573톤이다. 코어단 직경은 3.35m, 3단은 3m이며 직경 2.25m 부스터 4기가 결합된다. GTO 운반능력은 약 7톤으로 원창 발사장의 최적 조건에서는 7~7.8톤, 달 전이궤도(TLI) 운반능력은 약 5톤이다. 초도 발사 당시에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로켓이었다.
조사 초점은 1단 추진계
추진계는 부스터와 1단에 등유·액체산소를 쓰는 YF-100, 2단에 YF-115 4기, 3단에 재점화가 가능한 YF-75 2기로 구성된다. 이번 이상이 1단 비행 구간에서 발생한 만큼 YF-100 계열 엔진과 1단 계통 점검에 관심이 모인다. YF-100은 중국 차세대 로켓 전반에 널리 쓰이는 엔진이어서,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다른 기종의 일정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기술적 원인을 밝히지 않은 상태여서 특정 계통의 결함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16회 연속 성공 뒤에 나온 실패
창정 7호 갑의 첫 발사는 2020년 3월 16일(야오-1)이었고, 부스터 액체산소 탱크에서 발생한 캐비테이션 현상으로 실패했다. 2021년 3월부터는 연속 발사에 성공하며 고궤도 통신·시험·원격탐사 임무의 주력 발사체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실패로 총 비행 18회 가운데 성공은 16회, 실패는 2회가 됐다. 성공률은 약 88.9%다.
주요 탑재체는 통신기술시험위성과 중싱(ChinaSat) 계열, 스젠(实践) 계열 등이며 일부는 민감하거나 군사적 성격을 가진 임무로 알려져 있다. 2026년에도 5월과 6월, 7월에 발사에 성공했고 톈롄 3호 01위성 등의 임무가 포함됐다.
원창 일정과 향후 개선 방향
발사는 주로 원창 우주발사장 2번 발사구역(LC-201)에서 이뤄지며 시창 발사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 원창은 저위도에 위치해 고궤도 발사에 유리하고 중국 내륙으로 로켓 잔해가 낙하하는 문제도 줄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고궤도 발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창정 5호로 발사가 예정된 창어 7호 등 다른 우주 임무와의 연관성도 함께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개선 방향으로는 YF-100K와 YF-75D 등 추진계 성능 향상과 기체 구성 최적화를 통해 GTO 운반능력을 더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