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 비거주자가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송금한 자금이 최근 5년 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낮아지면서 달러를 보유한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부동산의 상대적인 가격 부담이 낮아진 점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문진석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적 비거주자가 국내 부동산 구입을 목적으로 송금한 금액은 2020년 3천300만 달러에서 2025년 1억2천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5년 동안 약 3.7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전체 해외 국적 비거주자의 국내 부동산 취득 목적 송금액은 2억4천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국적자의 송금액은 1억2천200만 달러로 전체의 49.7%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미국인의 비중은 2020년 26.4%에서 약 23.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중국 국적자의 송금액은 같은 기간 1천500만 달러에서 3천100만 달러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환율 변동도 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여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원 환율은 2021년 1,100원대에서 점차 상승해 2025년 말에는 1,470원대까지 높아졌다. 달러 가치가 원화보다 강해질수록 달러를 보유한 투자자가 같은 금액의 원화 자산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달러 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소유 국내 주택은 2022년 말 8만3천746가구에서 2025년 말 10만8천492가구로 2만4천746가구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 중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6만1천439가구로 전체 외국인 소유 주택의 56.6%를 차지했다. 중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량은 2022년 말 4만4천889가구에서 3년 만에 1만6천550가구 증가했다.
다만 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 목적 송금 증가와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 증가가 모두 환율만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주택가격, 외국인의 국내 거주 및 투자 수요, 지역별 부동산 가격, 각국의 자산시장 여건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