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전투기와 야간투시경, 군용 차량 장갑 등 방위산업에 활용되는 인듐·망간·마그네슘·티타늄 등 4개 핵심광물의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대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산업기반컨소시엄은 지난 21일 해당 광물의 채굴부터 가공·정제, 합금, 재활용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에 대한 투자 제안 공고를 냈다. 미국에 생산법인이나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도 참여할 수 있으며, 제안서 제출 마감일은 오는 9월 17일이다.
이번 공모는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미국지질조사국은 2025년 핵심광물 목록에서 인듐, 마그네슘, 망간, 티타늄을 모두 핵심광물로 분류하고 있으며, 공급망 차질이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광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투자 공모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중반 이후 세 번째다. 앞서 갈륨을 대상으로 한 투자 공모가 진행됐으며, 이후 비소·게르마늄·니켈·텅스텐·흑연 등 여러 핵심광물이 지원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번 공모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의 핵심광물 정책은 비축 확대와 공급망 투자, 국방 관련 금융지원 등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관련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에는 국방 분야 핵심광물 역량 강화를 위해 국방비축 관련 20억 달러, 산업기반기금 50억 달러, 국방 핵심광물 대출 프로그램 최대 5억 달러가 포함됐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중국에 집중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미국의 경계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광물 자체의 채굴뿐 아니라 정제와 가공 능력까지 자국 또는 우방국 중심으로 확보해야 방위산업과 첨단산업의 공급망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인듐은 이번 조치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전략이 맞물리는 핵심 광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약 74억 달러를 투자해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대규모 제련·가공시설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인듐을 비롯해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전략광물을 포함한 13개 비철금속을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고려아연 자회사인 크루서블 메탈스에 2억1천만 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시설은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4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프로젝트 착공 절차를 공식화했으며, 연간 약 54만 톤의 비철금속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 대상에는 인듐 약 108톤, 갈륨 54톤, 게르마늄 44톤 등이 포함된다.
미국의 이번 투자 공모는 단순한 광산 개발을 넘어 채굴·정제·제련·합금·재활용을 아우르는 공급망 전체를 미국 내에 구축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기업의 미국 핵심광물 투자가 확대될 경우 한미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