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영국의 부유한 지역들이 더 많은 망명 신청자를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번햄 총리는 화요일 GB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가난한 지역만 난민과 망명 신청자 분산 수용의 부담을 떠안는 상황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번햄 총리의 발언은 옥스퍼드셔주 피딩턴에서 인근 옛 군사기지에 망명 신청자를 위한 숙소를 마련하려는 계획을 둘러싸고 시위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나왔다. 번햄 총리는 피딩턴 주민들이 제기하는 우려를 듣고 관련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의 모든 지역이 망명 신청자 수용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번햄 총리는 해당 지역의 상황을 아직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고 밝히면서도,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수당 예비 내무장관 크리스 필프는 번햄 총리의 발언에 반발했다. 필프는 부유한 지역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이민자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며, 영국이 유럽인권협약에서 탈퇴해 이민자를 출신국이나 안전한 제3국으로 추방해야 한다는 기존 보수당의 정책을 재차 강조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비용이 많이 들고 반이민 시위의 주요 대상이 된 난민 호텔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대신 전국의 군사시설 등을 활용해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옥스퍼드셔주 비스터의 시설을 포함해 추가로 3곳의 시설을 개방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계획은 피딩턴에서 시위를 촉발했다. 인근 주민들은 영국을 떠나는 것을 상징적으로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민 담당 장관 안나 털리는 수요일 BBC 브렉퍼스트에 출연해 망명 신청자 수용에 사용되는 호텔 수가 보수당 정부 시절 최대 400곳에서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 160곳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2029년까지 모든 호텔을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털리 장관은 호텔을 폐쇄하고 대체 시설을 마련하면서 정부가 이미 10억 파운드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대체 시설에는 기존 군사기지 2곳과 학생 숙소, 전국의 옛 산업시설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망명 지원을 받고 있는 사람은 9만7,519명이었다. 이 가운데 호텔 숙소에 머무는 사람은 2만885명이었으며, 지역사회 내 주택 등을 포함한 분산 숙소에는 7만2,768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망명 지원을 받는 사람의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잉글랜드 북서부 1만9,578명, 런던 1만3,687명, 웨스트미들랜즈 1만1,969명, 요크셔 앤드 험버 8,635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 대비 지원 대상 망명 신청자의 비율은 잉글랜드 북동부와 북서부가 가장 높았으며, 각각 주민 1만 명당 26명과 25명으로 집계됐다.
지방정부별로는 글래스고시가 3,87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버밍엄 2,142명, 리버풀 2,053명, 코번트리 1,712명, 벨파스트 1,607명이 뒤를 이었다.
번햄 총리는 과거에도 망명 신청자 분산 수용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가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으로 재임하던 2018년에는 정부의 분산 수용 체계를 비판하며 지역에 추가적인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번햄은 잉글랜드 북서부가 주거와 지원이 필요한 망명 신청자의 전국 인구 가운데 25%를 수용하고 있으며, 그레이터맨체스터가 북서부 지역 수용 인원의 70%를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사지드 자비드는 보다 공정한 분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