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치권과 금융 언론에서 확산되고 있는 담론이 있다. 중국이 선진국 시장을 포화시킨 뒤 이제 개발도상국의 취약한 산업을 짓밟아 이들의 산업화 꿈을 원천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증적 증거 앞에서는 설득력을 잃는다.
이 주장은 중국과 글로벌 남방이 저가 의류, 플라스틱 샌들 같은 동일한 소비재 시장을 두고 경쟁한다는 전제에 기반한다. 그러나 실제 무역 패턴을 살펴보면 사정은 훨씬 더 복잡하다. 중국의 수출은 단순히 저가 소비재만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에 필수적인 중간재, 자본재, 기술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중국산 기계 설비와 원자재를 기반으로 자체 제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이들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