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영국 전역에서 주유소 연료 절도가 급증하고 있으며, 주유소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폭행 등 폭력 사건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 절도 방지 전문업체인 포코트 아이(Forecourt Eye)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이후 약 5개월 동안 영국의 연료 절도 건수는 약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난당한 연료의 금전적 피해 규모는 전쟁 이전 5개월과 비교해 4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영국에서는 하루 평균 2,872건의 연료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전쟁 이전 하루 약 2,400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하루 피해액은 평균 약 27만 달러(약 3억7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절도 유형에는 주유 후 그대로 도주하는 경우와 결제 수단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모두 포함됐다.
주유소 업계는 연료 절도 증가와 함께 직원을 향한 폭언, 협박, 신체적 폭행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포코트 아이는 안면인식 기술 기업 페이스워치(Facewatch)와 협력해 올해 가을부터 2,000개 이상의 소매업체에 범죄 신고 및 식별 기술을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영국의 연료 가격은 이란 전쟁 이후 4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을 위한 기본 합의가 발표되면서 6월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평화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주 영국 휘발유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이자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업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당시에도 유사한 연료 절도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존 힐리 영국 재무장관은 정부가 이란 전쟁을 악용한 과도한 가격 인상 시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는 시장 전반에 걸친 가격 폭리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소비자들이 주유소나 소매점에서 부당한 가격을 부담하는 사례가 발생하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료 소매업계는 과도한 가격 인상 의혹을 부인했다. 영국 경쟁시장청도 지난 5월 시장 전반에 걸친 불공정 가격 책정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 사례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