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전쟁을 계기로 원유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자원 비축 역량을 확대하는 내용의 중장기 자원안보 계획을 마련했다.
산업통상부는 23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제6차 자원안보 협의회를 열고 제1차 자원안보 기본계획 등 4개 안건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자원안보 기본계획은 지난해 2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범정부 차원의 자원안보 중장기 계획이다.
정부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원안보 대비태세 구축’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2035년까지 원유의 특정 지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70%에 달하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스 역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30%대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은 2016년 카타르 가스 의존도가 35.5%에 달했으나 이후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 현재는 20% 미만으로 낮아졌다.
정부는 광물 10대 전략 프로젝트의 성공과 산업용 신자원 확보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도입 경로와 계약 방식, 유종 등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급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25% 수준인 비중동산 원유 운임 차액 지원을 확대하고, 다변화 원유 도입 실적에 따른 차등 지원과 관세 행정 편의 제공 등도 추진한다.
원유 도입 방식도 현물구매 중심에서 장기계약으로 확대한다. 생산국 정부와 협력해 장기계약 물량 확보를 지원하고, 해외 개발은 제한적 지분 투자와 도입계약 체결을 통해 안정적인 자원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개발은 민간기업 참여를 원칙으로 추진한다.
중동산 중질유에 최적화된 국내 정제설비가 미국산과 같은 경질유도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 투자와 정제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2천만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충해 정부 비축유와 국제공동비축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나프타의 안정적인 국내 생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콘덴세이트도 추가로 확보한다.
한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수출용 물량을 포함해 약 280만배럴 수준이며, 2천만배럴은 약 7일치에 해당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관리도 강화된다. 정부는 게르마늄과 인, 형석, 희토류 10종 등 총 13종을 핵심광물로 신규 지정해 관리 대상을 기존 38종에서 51종으로 확대한다.
비축 품목 역시 기존 24종에서 29종으로 늘린다. 공급망 취약 광종의 비축 목표는 기존 180일에서 최대 365일로 상향해 광종별 수급 위험을 차등 관리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동 전쟁을 겪으며 자원안보가 국민 생활과 산업을 지키는 국가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위기 때마다 반복되던 단기적·사후적 대응에서 벗어나 자원 공급망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