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실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최근 국내 대형 회계법인과 함께 미국 일반회계기준에 맞춰 재무제표를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록과 미국 상장회계감독위원회 등록 회계법인의 감사, 내부통제 검증 등 여러 절차가 요구된다. 미국 일반회계기준에 따른 재무제표 준비는 이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사전 작업 가운데 하나다.
두나무의 미국 상장 추진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과도 연결돼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으며, 양측은 주식교환 비율을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22618주로 결정했다. 주주총회는 11월 19일, 주식교환일은 12월 31일로 예정돼 있다.
당초 주식교환은 올해 상반기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관련 절차 등을 고려해 일정이 두 차례 연기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주식교환 이후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거래 완료 후 1년 이내에 기업공개 관련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나무가 미국 증시를 선택할 경우 국내 규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모자회사 중복 상장 문제를 피하면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네이버가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황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국내 상장은 구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미국 상장 추진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미국 상장 방식으로는 한국 법인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이른바 플립 방식보다 미국주식예탁증서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두나무의 한국 법인과 국내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증권을 거래할 수 있다. 실제로 에스케이하이닉스도 올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미국주식예탁증서 거래를 시작하면서 한국 법인을 유지하는 방식의 미국 시장 진출 사례를 만들었다.
두나무가 미국주식예탁증서 방식으로 상장할 경우 업비트의 국내 영업 구조가 직접적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법인이 한국에 남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의 원화 입출금과 가상자산 보관·관리 체계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 환경도 두나무의 상장 추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월 19일 백악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 가상자산 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 방향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와 규제기관이 해외 가상자산 기업을 미국 금융시장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두나무 역시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의회의 디지털자산시장 클래리티법 처리 여부는 변수로 남아 있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의 증권과 상품 구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관할 범위 등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상원은 법안 표결을 9월로 미룬 상태여서 향후 규제 체계가 확정되기까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이 가장 직접적인 변수다. 두나무 주주가 주식교환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대규모로 행사할 경우 거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나무의 미국 상장은 아직 최종 확정된 상장 일정이나 상장 방식이 공개된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 회계기준 전환과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지배구조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미국 증시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