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첫 폴더블 아이폰인 '아이폰 듀오(iPhone Duo)'를 공개했다. 여권처럼 책 형태로 여닫는 구조로, 2007년 첫 아이폰 이후 유지돼 온 판형 설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제품이다. 새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존 터너스가 처음으로 이끈 신제품 발표이기도 하다.
시작가는 저장용량 256GB 기준 1,999달러다. 같은 날 함께 소개된 아이폰 18 프로 기본형보다 700달러 비싸며, 현지 보도에 따르면 2TB 최상위 모델은 3,199달러다. 사전주문은 10월 16일 시작되고 정식 판매는 10월 23일 미국·영국·일본·중국·인도 등 70여 개국에서 먼저 열린다. 28개국이 10월 30일 추가된다. 색상은 스타 화이트와 나이트 스카이 두 가지다.
접으면 5.4인치, 펼치면 7.6인치
닫았을 때는 5.4인치 외부 화면을 쓴다. 애플은 이 화면이 아이폰 18 프로 화면 면적의 90%에 해당해,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에서도 기존 아이폰과 같은 사용 경험을 준다고 설명했다. 펼치면 7.6인치 내부 화면이 나타난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큰 화면으로 영상 시청과 게임, 업무, 멀티태스킹을 겨냥했다. 애플은 펼친 상태의 아이폰 듀오가 자사 아이폰 가운데 가장 얇다고 밝혔다.
화면을 접거나 펼치면 앱 배치가 자동으로 바뀐다. 영상을 보다가 반으로 접으면 위쪽에 영상이, 아래쪽에 재생 조작부가 놓이는 식이다. 화상회의 앱 줌에서는 위쪽에 공유 화면이, 아래쪽에 참가자 목록이 표시된다. 다른 폴더블 제품에서 지적돼 온 화면 주름을 줄이기 위해 애플은 자체 나노 텍스처 마감과 다층 라미네이션 공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첩은 100개가 넘는 부품으로 구성했다.
A20 프로 칩에 48MP 카메라 두 개
내부에는 A20 프로 칩이 들어간다. 애플은 새 냉각 구조와 결합해 아이폰 17 프로보다 지속 성능이 35% 높다고 밝혔다. 배터리는 내부 화면으로 영상을 재생할 때 최대 31시간, 외부 화면만 쓸 때 최대 44시간을 제시했다. 두 화면을 비슷한 비중으로 쓰면 한 번 충전에 24시간 사용을 기준으로 삼았다.
후면 카메라는 4800만 화소 두 개로, 하나는 광각이고 다른 하나는 초광각이다. 별도 망원 렌즈 대신 메인 카메라가 2배 광학 줌을 맡는다. 전면에는 외부 화면 쪽에 센터 스테이지 카메라를 두고, 내부 화면에는 화면 아래에 감춘 페이스타임 카메라를 넣었다. 카메라를 열고 내부 화면을 뷰파인더로 쓰면 외부 화면이 피사체에게 미리보기를 보여주는 '듀오 프리뷰' 모드도 추가됐다. 잠금 해제는 측면 버튼의 터치 ID를 쓰며, 물리 심(SIM) 슬롯 없이 eSIM만 지원한다.
삼성이 먼저 연 시장…1999달러 가격표가 시험대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내놓으며 연 시장으로, 애플은 7년 만에 뒤늦게 진입했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평균 판매가격을 끌어올릴 새 수익원이라는 점이 애플에는 가장 큰 기대 요인이다.
다만 1,999달러라는 가격은 대중 보급 구간과 거리가 멀어, 초기 성과는 판매 대수보다 단가 효과와 접힘 내구성·주름·앱 대응 같은 실사용 평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발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애플 주가는 0.3% 안팎 약세를 보였고 나스닥 지수도 함께 밀렸다. 시장은 사전주문이 열리는 10월 16일 이후의 초기 수요와 공급 물량을 다음 확인 지점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