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시테섬에서 고대 도시 뤼테티아의 성벽 일부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되면서 고대 파리의 최초 정착지 위치를 둘러싼 고고학적 논의에 새로운 단서가 제시됐다.
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이번 여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 시테섬의 한 건물 아래에서 약 20m 길이의 벽 구조물이 발견됐다. 해당 유적은 갈로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견된 구조물은 돌과 목재로 구성됐으며, 철기시대 센강 일대에 거주했던 갈리아계 파리시 부족이 건설한 고대 도시 뤼테티아의 성벽 일부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테섬은 전통적으로 고대 뤼테티아의 중심지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일부 고고학 연구에서는 파리 서쪽 교외 지역인 낭테르가 뤼테티아의 중심지였다는 다른 이론도 제기돼 왔다.
카트린 페가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이번 발견에 대해 갈리아계 뤼테티아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유적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유적의 기능과 연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뤼테티아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제7권에서 처음 언급됐다. 당시 기록에는 뤼테티아가 센강의 한 섬에 위치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구체적인 위치에 대한 설명이 모호해 오랫동안 여러 이론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발견된 성벽에서는 불에 탄 흔적도 확인됐다. 프랑스 문화부는 탄화된 흔적에 대한 탄소 연대 측정 결과 해당 유적이 기원전 200년에서 기원전 10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시기는 기원전 52년에 발생한 뤼테티아 전투를 포함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기록에는 로마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갈리아인들이 자신들의 도시를 불태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번에 발견된 불탄 흔적과의 연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유적은 오텔디외 병원 아래에서 진행된 발굴 과정에서 확인됐다. 시테섬은 파리 지역의 센강에 있는 가장 큰 섬으로, 이후 로마의 정착지인 뤼테티아의 중심지가 됐다.
프랑스 문화부는 이번 발견이 고대 뤼테티아의 위치와 당시 도시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유적의 정확한 기능과 연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