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의 새롭고 아름다운 그린란드에서 대규모 석유·가스·광물 탐사가 시작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쉽게 꺼낼 수 있는 석유의 양이 세계 거의 어느 땅보다 훨씬 많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어떤 사업인지, 시추 허가가 나왔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린란드에너지 장중 73% 급등…거래량 1억4천만 주
게시물이 올라오자 그린란드 관련 종목이 일제히 뛰었다. 나스닥 상장사 그린란드에너지(GLND)는 개장 전 거래에서 90% 넘게 올랐고, 정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 갔다. 투자정보업체 팁랭크스 등에 따르면 이 회사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1.62달러(73%) 오른 3.83달러에 거래됐고, 거래량은 1억4,300만 주를 넘었다.
그린란드에서 광물 사업을 하는 그린란드마인스(GRML)도 20~40%가량 올랐다. 희토류 개발사 크리티컬메탈스(CRML)는 몇 퍼센트 오르는 데 그쳤다.
그린란드에너지 주가는 이날 급등 전까지 9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잃은 상태였다. 지난 1년 동안 최고 23달러에서 최저 1.09달러까지 오가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큰 종목이다.
그린란드 "대규모 탐사는 아직 멀었다"
그린란드 정부는 곧바로 선을 그었다. 위르겐 하메켄홀름 그린란드 광업부 차관은 미국 CNN에 "미국 기업들이 섬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규모' 탐사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탐사가 여럿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운영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의회의 그린란드 대표인 나야 나타니엘센 의원은 덴마크 방송 TV2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끌려고 이런 글을 올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새로운 그린란드'라고 표현한 배경에는 9월 미국·덴마크·그린란드가 맺은 안보 협정이 있다. 이 협정은 주로 군사 분야를 다룬다. 덴마크의 주권과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을 먼저 확인하고, '광물 협력'과 '경제 개발·기업 진흥 협력'을 언급하지만 석유나 가스는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기업에 채굴권을 넘기는 내용도 들어 있지 않다.
시추 기한 2028년으로 미룬 초기 탐사 기업
그린란드에너지는 그린란드 동부 제임슨랜드 분지에서 석유를 찾는 초기 단계 탐사 기업이다. 아직 생산 시설이나 확인된 매장량, 매출이 없다. 이 회사는 런던 상장사 80마일(80 Mile)과 맺은 지분 참여(farm-out) 계약에 따라 탐사정 2개를 시추하면 해당 탐사 면허 지분을 최대 70%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린란드는 기후 대응을 이유로 2021년부터 신규 석유·가스 탐사 면허 발급을 중단했다. 제임슨랜드 사업은 그 이전에 발급된 면허를 기반으로 한다. 두 회사는 9월 24일 계약을 변경해 첫 번째와 두 번째 탐사정의 시추 기한을 모두 2028년 12월 31일로 늦췄다. 시추에 필요한 인허가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책임은 그린란드에너지가 비용을 들여 단독으로 진다. 상업적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지는 시추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을 대통령 발언에 기댄 테마성 매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새 시추 허가나 자금 조달, 미국과의 구체적인 계약이 확인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정부가 대규모 탐사 계획을 공개적으로 부인한 만큼, 앞으로 주가는 실제 인허가 진행과 시추 일정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