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와 연계된 기업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국영은행 VTB와 관련된 아르메니아 구리광산 인수를 미국 재무부로부터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소재 다이내믹 프런티어 홀딩스는 올해 여름 아르메니아의 주요 구리광산 가운데 하나인 테구트 광산을 인수했다. 이 회사의 관리자는 러시아계 미국인 사업가 콘스탄틴 소콜로프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3억5천만 달러 규모 백악관 연회장 프로젝트에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낸 수십 명 가운데 한 명이다.
테구트 광산은 인수 이전 러시아 국영 VTB은행이 주요 주주이자 채권자였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VTB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러시아 금융시스템의 핵심 통로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따라 미국 기업과 개인은 VTB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다이내믹 프런티어는 지난 9월 3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6월 1일 미국 재무부로부터 테구트의 전체 지분과 미상환 채무를 인수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은 제재로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거래에 대해 개인이나 기업에 허가를 내릴 수 있다. 해외자산통제국은 미국 정부와 신청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 제재 대상 러시아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콜로프 측 대변인도 해외자산통제국이 다이내믹 프런티어에 테구트 지분과 채무 인수를 완료할 수 있는 허가를 내렸다고 확인했다.
다만 대변인은 소콜로프의 정치 후원금과 이번 허가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할 근거가 없다며, 두 사안을 연결하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해당 허가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아르메니아 경쟁위원회는 지난 7월 7일 다이내믹 프런티어의 테구트 광산 인수를 공식 승인했다. VTB은행 부회장은 러시아 통신사 인터팍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이 지난 6월 테구트 지분을 국제 투자자 그룹에 매각했으며, 매각 대금은 40억 루블, 약 4천650만 달러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VTB은행 회장은 테구트 매각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아르메니아 라디오 아자투티운은 소콜로프를 유력한 인수자로 지목했다.
지난 7월에는 전직 아르메니아 정부 관계자이자 은행 임원인 세르게이 비라뱐이 설립한 회사가 인수자로 보도되기도 했다. 비라뱐은 소콜로프가 광산의 실제 소유자인지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해당 정보를 영업비밀이라고 밝혔다.
소콜로프 측은 다이내믹 프런티어의 테구트 인수가 아르메니아의 전략적 광물 자산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산을 활성화하고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소콜로프는 197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21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후반에는 러시아의 부동산과 호텔·관광 사업에 투자하는 투자펀드 설립에도 관여했다.
정치 후원과 관련해 소콜로프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후보의 선거운동에 2천300달러를 기부했다. 이후에는 공화당 관련 정치활동에 대규모 후원을 이어갔으며, 2025년에는 친트럼프 슈퍼팩인 마가 인크에 1천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소콜로프는 올해 여름 중앙아시아와 남캅카스 지역 투자를 담당하는 2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무부 기업기금 회장으로도 임명됐다. 아르메니아는 해당 기금의 주요 수혜국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소콜로프는 테구트 광산 외에도 아르메니아의 금융과 통신 분야에서 광범위한 사업적 이해관계를 보유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일부 정치인들은 그의 기업 소유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과 공적 역할과 민간 사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아르메니아 국민의회 의원 메스롭 마누키안은 소콜로프의 현재 위치가 민간 상업적 이해관계와 공공 또는 정부 지원 자금과 관련된 결정 사이의 분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