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주 안사르와 데이르 알자흐라니를 공습해 어린이 3명과 여성 2명을 포함한 11명이 숨졌다. 레바논 국영 NNA 통신과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부상자는 19명 안팎이다. 6월 미국 중재로 프레임워크 합의가 발표된 이후 하루 기준 최다 인명피해다.
가장 피해가 컸던 곳은 안사르 외곽의 단독주택이다. 이 공습으로 한 가족 7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약 15㎞ 떨어진 데이르 알자흐라니에서도 추가 공습으로 4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 두 곳 모두 레바논 국경에서 북쪽으로 10여㎞ 떨어진 나바티예 주 마을이다.
이스라엘 "새벽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새벽 2시 30분께 헤즈볼라가 알리 알타헤르 능선 일대에서 작전 중이던 공병 부대를 향해 폭발물 탑재 드론을 날려 병사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헤즈볼라 테러 기반시설"을 겨냥해 보복 타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안사르 공습에서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대대급 지휘관 알리 사미르 알하지 하산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국제법상 합법적 표적"이었고 타격 지점은 군사 시설이었다며, 가족은 표적이 아니었고 헤즈볼라가 "가족을 인간 방패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16일에는 두 번째 발표가 나왔다. 데이르 알자흐라니 공습에서 리타니강 이북을 담당하는 바드르 지역대의 고위 지휘관 알리 무함마드 파흐르 알딘(아부 하산 알라)을 제거했다는 내용이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남부 '보안구역'의 이스라엘군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여러 차례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어느 전선에서도 미결로 남는 셈은 없을 것"이라며 병력과 국민을 강력히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새벽에도 알리 알타헤르 능선 일대를 겨냥한 공습이 이어졌고, 이스라엘군은 갈릴리 주민들에게 폭발음이 들릴 수 있다고 공지했다.
레바논 "민간인은 군사 기반시설이 아니다"
조제프 아운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프레임워크 합의와 군사조율 메커니즘, 민간인 보호에 관한 국제법을 반복해 위반한 것이라며, 협상 과정과 합의 이행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보내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규정했다.
나와프 살람 총리는 안사르에서 숨진 이들을 두고 "어린이와 여성은 군사 기반시설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에 확전 중단을 요구했다. 나비 베리 국회의장은 국민 통합을 호소하면서 국제 중재국들이 "너무 늦기 전에" 사태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적절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레바논 당국을 향해서는 이스라엘과의 "굴욕적인" 직접 협상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9월 로마 8차 협상 앞두고 시험대
6월 26일 워싱턴에서 발표된 프레임워크 합의는 헤즈볼라 무장해제,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레바논군의 남부 배치를 뼈대로 한다. 이후 미국 중재로 일곱 차례 직접 협상이 이어졌고 가장 최근 회담은 이달 초 로마에서 열렸다. 8차 회담은 9월 초 로마에서 열릴 예정이다.
합의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기반시설 제거를 명분으로 남부 공습을 계속해 왔고,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합의 당사자가 아니라며 무장해제와 직접 협상에 반대해 왔다. 이번 인명피해가 협상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이 이를 협상 이탈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습 이후 안사르와 데이르 알자흐라니 주민 일부가 다시 피난길에 올랐다. 프레임워크 합의가 남부의 실제 안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